푸조 3008 시승기 - [프렌치 크로스오버]
바야흐로 차종과 레이아웃이 무색해지는 요즘 날이야말로 크로스오버의 전성기라 할 수 있겠다. 점점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삶에 걸맞도록 자동차 역시 하이브리드 바람에 순풍을 맞은 것이다. 주중에는 복잡한 도심에서 출퇴근을 책임져야 하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짐을 싫고, 여행을 떠나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날로 오르는 유가에 대비에 뛰어난 연비를 기록해야 하며, 환경에 대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낮아야 한다. 이처럼 2인승 로드스터를 꿈꾸는 자동차 마니아조차도 위 현실에서 예외일 수 없다. 결국, 상대적으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유럽 자동차의 흐름을 거스르기 힘든 시점이다.
글 / 김장원 (카이슈 취재팀 기자)
사진 / 최재형 (카이슈 편집장)
유럽 메이커의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자동차 만들기 실력은 이미 오랜 역사와 함께 검증된 사실이다. 푸조 브랜드 역시 역사만 1세기를 넘는다. 더욱이 현실적인 프랑스 사람들의 입맛에서 비롯된 해치백과 왜건의 강세는 그야말로 푸조의 주특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푸조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기존의 모델명에 숫자 “0”을 더하면서 크로스오버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이미 유럽에는 1007과 4007이 선보였으며, 이번에 시승한 3008 역시 크로스오버 시리즈의 연장선상이다.
국내 2010년 3월에 정식으로 출시가 예정된 3008은 308의 베이스로 파생된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차종을 부르는 사람마다 SUV이다. MPV다. 말이 많지만, 애매모호한 정의 때문에 크로스오버라고 통칭하면 쉽게 정의 된다. 308을 베이스로 파생된 모델이므로, 플랫폼 역시 308의 플랫폼과 공유한다. 때문에 대략적인 사이즈와 플랫폼 성향은 짐작이 된다. 다만 크로스오버임을 증명하듯이 푸조 3008의 전고는 확실히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충만해진 풍채와 높아진 도어패널만 보더라도 완전히 변화된 모습을 하고 있다.
Exterior
푸조 3008의 프론트 마스크는 진보와 클래식을 절묘하게 버무린 인상이다. 푸조 전형의 프랜치 캣 모습은 날카롭게 올라간 헤드라이트와 입을 벌리듯이 늘어난 라디에이터 그릴 크기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308처럼 화려한 터치는 자제하고, 그릴과 안개등 주위에는 크롬으로 장식하면서 클래식함을 공존시킨다. 한층 단정해진 3008 마스크 덕분에 이전의 날카로웠던 308의 이미지에서 푸근하고, 넉넉한 이미지로 한층 순화된 느낌이다. 디테일한 디자인도 놓치지 않았다. 범퍼 하단을 장식한 메탈 그레인과 범퍼의 섬세한 형상은 높은 완성도를 실감하게 한다.
크로스오버로 장르를 바꾸면서 직면하는 가장 큰 디자인 숙제가 바로 육중해 보이는 바디라인이다. 따라서, 푸조가 제안한 몸매 감추기 수법은 부드러운 루프라인에 집중되어 있다. 더욱이 윈드실드부터 이어지는 푸조만의 글래스 루프는 부드러운 루프라인과 어우러져 낮고 아름다운 자태를 만들고 있다. 덕분에 날렵한 실루엣을 근거로 보면, SUV라기 보다 MPV의 모습에 더욱 가깝다. 하지만, 후면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두툼한 테일 게이트와 풍만한 범퍼만 보더라도 육중한 SUV 모습이 드러난다. 게다가 범퍼 하단에서부터 이어진 블랙 패널은 한층 공격적인 모습으로 강조하고 있다.
Interior
푸조 3008의 외관과 마찬가지로 인테리어에서도 감각적인 디자인과 레이아웃이 눈에 들어온다. 현대적인 느낌과 레트로를 적당히 버무린 센터페시아에는 한층 성숙하고 고급스럽게 변모되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전체적인 형상은 운전자 중심에다가 센터 콘솔도 상대적으로 높다 보니, 운전석과 조수석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독립적인 콕핏 형태를 띠고 있다. 대시보드의 재질이나 센터페시아의 플라스틱 질감도 한층 고급스럽다. 셀렉트 레버를 감싸는 메탈 소재와 송풍구를 장식하는 크롬 장식만 보더라도 기대 이상의 퀄리티가 확인된다.
스포티한 콕핏을 연출하는 아이템으로는 스티어링 휠도 한 몫 한다. 양손을 파지하는 부분에는 효과적인 그립을 위해 형상이 변화되었고, 하단이 잘린듯한 D컷 스티어링 휠은 패들 시프트와 레이시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독립적인 클러스터를 대칭으로 배열한 아날로그 계기반도 멋스럽다. 이렇게 실용성 위주의 크로스오버가 운전의 즐거움을 유도하는 인테리어를 과감하게 적용함으로써 푸조 3008은 드라이버의 감성을 호소하는 매력도 갖고 있는 셈이다. 중앙에 가지런히 마련된 토글 스위치만 보아도 끼가 넘치는 인테리어 디자인은 계속된다. 직관적인 사용감과 더불어 레트로 스타일의 시각적인 효과까지 챙기며 매력발산에 여념이 없다.
그렇다고, 실용성과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실수는 범하지 않았다. 그 첫 번째 증거로 다양한 수납함을 들 수 있는데, 유난히 깊숙한 센터 콘솔박스와 널찍한 도어패널 수납함은 용량이 상당하다. 뿐만 아니라, 이곳 저곳에서 발견되는 수납함은 심지어 스티어링 칼럼 하단에서 그리고, 뒷좌석 발판 밑에서도 발견되다. 또한, 지극히 탑승자 모두를 배려하는 센스도 놓치지 않았다. 루프 전체가 개방되는 글래스 루프야 말로 이미 푸조의 특권이며 뒷좌석 윈도우에는 햇빛가리개까지 완비하면서 섬세한 배려까지 눈에 띄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제는 필수적인 편의장비가 되어버린 열선 시트의 부재는 다소 아이러니하다.
308 베이스임에도 불구하고, 공유 플랫폼을 짐작하기 어려우리만큼 여유로운 실내공간은 지극히 크로스오버의 전형을 따르고 있다. 뒷좌석의 공간도 충분한 여유가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푸조 3008의 백미는 바로 넉넉한 트렁크 공간과 뛰어난 활용도에 있다. 3008의 테일 게이트는 크램 쉘 방식으로 개폐된다. 따라서, 개폐 핸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구조는 여닫기에도 편리하다. 하단 게이트는 내리면서 길이가 연장되므로 물건을 싫고 내리기에도 한결 수월하다. 게다가 트렁크의 쓰임에 따라 3단계로 높이가 조절되므로 효율적인 구성으로 구조를 변경할 수 있다. 또한, 리어 시트를 폴딩하려 굳이 자리를 옮길 필요가 없다. 트렁크에 마련된 핸들만 조작하면 간편하게 시트 폴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트 모두를 폴딩하면 트렁크 용량이 무려 1,604리터에 달한다.
Powertrain
유럽에서 판매되는 푸조 3008의 엔진 라인업은 1.6리터, 2.0리터 HDi 디젤 엔진과 BMW와 푸조가 공동 개발한 1.6리터 가솔린 엔진까지 준비되어 있다. 그 중 시승차는 308 MCP와 동일한 1.6리터 HDi 엔진이다. 이 엔진의 최고 출력은 110PS/4,000rpm를 발휘하고, 최대 토크는 24.5kg.m/1,750rpm에 이른다. 푸조 3008의 트랜스미션 역시, 앞서 시승한 308 MCP와 같이 MCP 미션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1.6리터의 HDi엔진과 MCP미션의 조합만 보더라도 좋은 연비가 예상된다. 하지만 늘어난 덩치에 비교적 컴팩트한 엔진 때문에 출력의 모자람을 예상했건만, 3008의 공차중량 역시 308과 큰 차이가 없는 1,415kg으로 크게 문제되질 않는다.
Road impression
푸조 3008의 시동 방법은 키를 꽂아 돌리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실내에서 들려오는 아이들링 사운드는 308 MCP보다 더욱 조용하다. 같은 엔진이므로 엔진 소음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으나, 방음수준은 3008이 한 수 위다. 시동을 걸면, 계기반 위로 투명 판넬이 솟아 오른다. 곧이어 선명하게 투영되는 HUD(Head Up Display)가 현재 속도와 크루즈 컨트롤, 스피드 리미터, 차간거리 경보 시스템(Distance Alert)을 표시한다. 주행 중에 별다른 시선 이동 없이 편리한 HUD는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켜고 끌 수도 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마련된 토글 스위치로 디스플레이의 위치이동과 주간,야간에 따라 HUD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으며, 차간거리 경보 시스템의 세팅도 토글스위치로 조작이 가능하다.
푸조 3008의 차간거리 경고 시스템(Distance Alert)은 차량의 전면부에 위치한 레이더가 앞차와의 거리를 감지해 운전자가 일정 속도에서 앞차와의 안전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전자장비다. 실제로 시속 70km/h부터 가동되는 이 시스템은 제동시간으로 차간거리를 표시하는데, 미리 지정해놓은 (0.9초에서 2.5초 사이) 제동 시간에 도달하면 경보를 울리는 방식으로 HUD를 통해 운전자에게 안전거리를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컴팩트한 1.6리터 HDi엔진은 실용영역에서 풍부한 토크를 중심으로 특화되었다. 도심 구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저회전에서의 엔진 토크는 1.6리터라는 배기량 치고, 제법 야무진 파워를 보여준다. 308MCP와 플랫폼도 공유하는데다가 파워트레인까지 동일한 3008이기에 비슷한 주행성능을 예상했지만, 기대이상으로 차별화된 주행능력이 드러난다. 푸조 308MCP가 경쾌한 가속느낌 이었다면, 3008의 가속은 한결 정제되어있다. 단순히 부드러워졌을 뿐만 아니라, 엔진 회전수의 상승에 따라 토크를 유지하는 능력도 한결 훌륭해 졌다. 덕분에 부드럽고 여유 있는 파워밴드가 운전을 편안하게 만든다.
MCP 트랜스미션의 특성상 특유의 조작방법은 시동 걸 때부터 다르다. 보통의 자동변속기와 달리 주행모드(A)에 두어도 크리핑 현상은 진행되질 않는다. A모드에서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그제서야 클러치가 붙으면서 동력이 전달된다. 주행 중에 느껴지는 변속 반응도 보통의 자동변속기와는 상이하다. 부드럽게 가속하면 변속충격 없이 부드럽게 변속되지만, 적극적인 가속에서는 클러치의 작동에 따라서 변속충격이 느껴진다. 마치 수동변속기 조작처럼 타이밍 맞춰 가속페달을 조작하면 충격 없이 변속이 가능하지만 자동변속기에 길들여진 국내 실정에서만큼은 다소 불리한 점이다.
MCP 미션의 장점은 바로 수동모드에 있다. 수동모드에서 변속하는 기민함은 확실히 자동변속기보다 세련된 로직으로 한발 앞서있다. 변속 반응도 빠른데다가 패들 시프트로 조작하는 맛은 차종에 상관없이 운전의 재미를 더해준다. 변속 로직도 상당히 똑똑하다. 더블클릭 하듯이 2단 변속을 명령하면, 지체 없이 정확하게 실행한다. 또 한가지 기특한 것이 푸조 3008에서 추가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이다. 정차 중에 제동이 필요한 MCP미션과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의 궁합은 둘도 없이 좋은 조합이 되었다. 정차가 잦은 시내 주행에서 간단히 파킹 브레이크만 작동시키면 브레이크 구속에서 손쉽게 해방된다. 다시 출발할 때에도 굳이 해제할 필요도 없다. 단지 가속페달만 밟으면 알아서 해제되며 경사진 도로에서도 걱정 없이 출발이 가능하다.
푸조 3008의 서스펜션은 전 맥퍼슨 스트럿, 뒤 토션빔 방식으로 308과 동일하며, 이미 입증된 308의 핸들링 실력은 3008에도 공존 한다. 3008의 뒤틀림 강성에서도 토크가 100daNm 이하에서 0.86 mrd의 수치를 보이며, 로드 홀딩으로는 308SW의 수치와 같다. 그만큼 뛰어난 강성은 서스펜션의 최적화된 작동 환경을 실현시킨다. 승차감 부분에 있어서는 크로스오버 신분에 제법 단단한 편이다. 노면의 요철은 대부분 흡수하지만 범프는 분명히 존재한다. 저속에서 코너를 돌아나가는 움직임에는 푸조만의 아이덴티티가 뚜렷하게 묻어 나오지만, 고속에서 느껴지는 속도감이 상당하다. 따라서 고속주행보다는 시내주행에 최적화 되어있는 하체 세팅임을 쉽게 알 수 있다.
크로스오버를 정확히 정의 내리기는 애매모호하지만, 푸조 3008을 만나보면 비로소 제대로 된 정의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원조가 존재하지 않을 것 같던 크로스오버를 연비면 연비 실용성이면 실용성, 게다가 날렵한 스타일까지, 푸조 3008이야말로 제대로 된 크로스오버의 능력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아직까지 크로스오버의 미개척 시장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을 상대로 푸조 3008의 행보가 기대된다.
푸조 3008 테일 램프 점등 영상
푸조 3008 트립 컴퓨터 영상
푸조 308 MCP 주요 제원
전장×전폭×전고: 4,365 x 1,835 x 1,640 mm
휠베이스: 2,615 mm
엔진: 1.6L(1,560cc) L4 Diesel Turbo charged
최고출력: 110 PS / 4,000 rpm
최대토크: 24.5 kg.m/ 1,750 rpm
변속기: 6단 자동변속기 (MCP)
구동방식: 전륜 구동
연비: 19.5 km/l
서스펜션(전/후): 맥퍼슨 스트럿 / 크로스 멤버
0-100km/h 가속: 12.2초
최고 속도: 180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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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테스트 | 검정 나름 매력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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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11 12:39 | |
| 숙취엔견디셔 | 출시 되기전 시승기 부터 올라왔네요 ㅎㅎ 뭐 직접 타보지도..타볼일도 없겠지만....라인업이 늘려간다는건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계기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글과 그림으로 봤을때에는 상당히 매력적인 놈 같네요. 잘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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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11 13:22 | |